1. 책 이야기
<작은 파티 드레스>를 읽으며 사랑에 빠져버린 마음에 대해 지난 <환희의 인간> 포스팅에서 긴 이야기를 썼으니 오늘 다시 말하자니 다 쏟아낸 기분이 들어요. 그게 무려 어제의 글입니다. 지금껏 읽은 책 중 적어본 적 없는 책만 추려 티스토리에 서평을 정리하고 있어요. 저 조차도 이렇게 써진다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어제만 5개 정도의 글을 남긴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대로 긁어와 붙여넣었는데, 그렇게 하면 중복문서라는 말을 봤어요. 어찌할까 고민하다, 앞에 등록한 글 몇 개는 삭제해버리고 새로 작성을 했어요. 어차피 이건 저에겐 숙제 같은 기분이 들어서, 언젠가는 적어야 하는 글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기를 매일 써야 하는 사람을 알고있습니다. 그분은 어느 날의 일기를 쓰지 못하면 그 페이지는 비워뒀다 다음에 꼭 쓴다고 하더라고요. "언니, 좀 더 편하게 써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바로 웃음이 났어요. "아, 언니 전 독서록이 그래요. 읽은 책은 단 한 권도 빠짐없이 적어야 만하거든요."
누구나 그렇게 집착하는게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독서노트에 손으로 적는 독서록은 모두 기록합니다. 예외로 두는 것은 그림책들입니다. 그림책까지 적으면 너무 많아서요. 이후에 그 글감을 한 번 더 가공하여 온라인에 적는 글은 쓰기도 하고 안 쓰기도 합니다. 독서노트를 들춰보며 거기에 살을 붙이고, 기억을 더듬어 쓰다 보니 꼭 정해진 순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적다 보니, 저의 독서법 이야기도 했네요.
2.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
거의 모든 표현이 아름다워서 새롭고 놀라웠어요. 번역된 문장을 읽는데, 어쩜 이런 글도 있구나 했어요. 이런 게 프랑스 감성인가요? 소설인가 하고 읽었는데 에세이였어요.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은 싹 다 찾아 읽으리라고 결심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보뱅의 글을 읽은 지인은, "어떻게, 이 책을 읽고 안 살수가 있냐!"는 말을 하더라고요. 저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데 그렇게 읽고 좋은 책을 사고 있어요. 독서량이 많아지며 더욱 도서관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책도 있고 안 좋은 책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많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것을 모두 사서 읽으려면 비용도 공간도 감당이 안돼서입니다. 집에 있는 책들도 읽는 데로 처분하려고 해요. 아이들 책에 제 책까지. 너무 꽉 차 있어서요.
읽어서 좋은 책은 사는데, 그 기준을 모르겠어요. 제가 최근에 구입한 책은 <김종완 단상집> 시리즈 전권, <단어의 여왕> 입니다. 그전에 김초엽의 작품, 김훈 작가의 책을 여럿 샀어요. 20대 때 홀딱 반해 읽은 기억이 있는 <월리스의 인어>가 재출간되어 다시 읽으려고 샀고요. 그 외 여러 권의 그림책은 사기도 합니다. 제가 특히 약해지는 장르가 그림책이에요. 그림책은 고민 없이 소장합니다.
크리스티앙 보뱅이 그렇게 좋았는데도 아직 그의 책은 사지 않았어요. 그의 책을 모두 읽지 않아서 일까요? <그리움의 정원>을 읽고, 지금보니 신간이 나왔네요. <가벼운 마음>이라는 제목입니다. <환희의 인간>과 <작은 파티 드레스> 중에서라면 저는 <작은 파티 드레스>를 살 거예요. 그렇지만 아직 사지 않은 것은 한 권쯤은 더 읽고 생각하고 싶어서 인 것 같아요.
3. 작은 파티 드레스
이 것은 책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두 주제는 워낙 좋아하는 글감이에요. 이 책을 읽고는 너무 좋아서 어떤 내용의 에세이였는지를 간략히 메모해두었어요.
* 아무도 원치 않았던 이야기
이별 후 릴케를 읽고, 글을 쓴 여자의 이야기
*그를 가만 내버려 두오
원탁의 기사 페르스발의 이야기로 피로에 절은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좋았습니다.
*망가지기 쉬운 천사들
이피게네이아, 트로이 이야기입니다.
현실의 지인 부부가 등장해요. 남자는 외도를 하고 둘은 헤어지지 않았습니다. 여자와 남자의 싸움을 목격하며 그 비극에 대해 적은 글입니다.
*날 봐요. 날 좀 봐요
무엇을 배우는 어린 여자 아이의 이야기에요.
그리고 그건 왜 배우냐는 식으로 혐오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요.
*약속의 땅
비즈니스맨에 대한 성찰. 아무리 출장을 다녀도 멈춘 사람들. 그리고 세상 끝까지 가도 자리잡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글입니다. 책을 읽고 쓰는 사람에 대한 글이기도 했어요.
"책은 검은 잉크로 만들어진 묵주여서, 한 단어 한 단어가 손가락 사이에서 알알이 구른다. 그렇다면 기도란 무얼까. 기도는 침묵이다. 자신에게서 물러나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우리는 제대로 기도하는 법을 모르고 있는지도. 우리 입술은 언제나 너무 많은 소음을 담고, 우리 가슴속은 언제나 너무 많은 것들로 넘쳐난다. 성당에서는 아무도 기도하지 않는다. 촛불을 제외하고는."
*숨겨진 삶
글을 쓰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잠들고, 불이 꺼진 그 순간 주방 탁자에서 글을 쓰는 여자들. 프랑스도 똑같잖아요. 가장 공감했던 이야기에요.
"내가 책을 읽는 건, 고통이 제자리를 찾게 하려는 거예요." P86
"그녀는 글을 쓴다. 온갖 색깔의 노트에다. 온갖 피로 만들어진 잉크로. 글은 밤에 쓰는데,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 장을 보고, 아이를 씻기고, 아이의 학과 공부를 돌봐준 뒤이다. 그녀는 저녁 상을 치운 뒤 같은 식탁에서 글을 쓴다. 밤늦도록 언어 속에 머무른다. 아이가 깜빡 잠이 들거나 놀이에 빠진 사이, 그녀가 먹이는 이들이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된 순간에 글을 쓴다. 이제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그녀 자신이 되어 있는 순간 그녀는 홀로 종이 앞에 앉는다. 수많은 여성들이 얼어붙은 그들의 집에서 그렇게 글을 쓴다. 그들의 은밀한 삶 속에 웅크리고 앉아. 그렇게 쓴 글들은 대부분 출간되지 않는다."
"어느 날 그녀는 글을 쓰지만, 다른 날은 더는 쓰지 않는다. 이 두 번째 날이 몇 년이고 지속된다.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이가 이 시기를 차지한다. 그녀는 일체의 문장을 아이에게 양보한다."p84
*가라 요나. 내가 널 기다린다
한 소녀를 보고, 고래 입속에 들어간 요나를 떠올려 쓴 글입니다. 저는 이게 어려웠어요.
*인터뷰
겉도는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뷰의 끝에 사랑에 대해 묻고, 작가는 사랑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답합니다.
*작은 파티 드레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하얀 파티 드레스를 입겠다고 말합니다.
"사랑 밖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사랑 안에는 알 수 없는 것들뿐이다."p121
<작은 파티 드레스>는 책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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