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이동저수지 카페888
이동저수지 쪽에 호수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멍 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길래 가지만, 아직 그쪽은 잘 모른다. 이젠 동탄호수공원이 있으니 먼 곳까지 수고할 필요가 없기도 하고. 그래도 이쪽이 좀 더 덜 개발된 느낌. 좀더 자연스러운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밥집이 마땅치 않다는 것.
몇 곳의 카페를 갔는데, 완벽하게 주인의 취향에 감탄한 곳은 아직 없다. 조금 아쉽고, 조금 올드하고, 아니면 조금 불편하고, 너무 복잡하고, 카페가 너무 많으니, 소비자들의 안목은 점점 높아져가고, 커피값도 점점 비싸지고. 이 모든 것이 뷰값, 자리값을 포함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카페888은 브런치가 가능해서 갔다.
낚시터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카페보다 더 오래된 낚시터일 것이다. 늘어진 버드나무, 낚시꾼이 그 사이로 보트를 타고 한번 지나갔다. 그 풍경마저, 어떤 습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엇이든 오래된 풍경이 자연스러운 것. 자리 잡은 풍경이란 생각이 든다. 그냥 보고 있기만 아까워서 그림을 그렸다.
같이 간 지인에게 양해를 구했다. 흔쾌히 늘 좋다고 말해주지만, 조심스럽다. 그림 그리며 떠드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만 열중한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런데 나는 기어이 이렇게 그림을 그려야 더욱 충만해진다. 못 그려도 되지만, 그리면 이 순간이 더 좋아진다.
햇빛샤워가 점점 뜨거워진다. 적당히 그림을 마쳤다. 풍경도 그림도 마음에 들어 더 기분이 좋았다.
빵 맛있고, 커피 맛있고.
브런치는 메뉴가 다양하지 않은 게 아쉽다. 역시 맛있다.
지하로 내려가면 북카페다. 사장님이 출판사를 경영하신다고 한다. 다양한 그림책과 좋아하는 책을 구비해 두신 것 같다. 이런 공간을 가진다는 것. 정말 멋진 일이다. 그림도 삶도 잠시 공유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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